가을에 막 접어들 무렵에는 꼭 악몽을 꾸었다. 서울에 올라온 지 4년. 춘천을 떠나오면 끝날 것 같았던 악몽은 계속되었다. 이 악몽에서 깨고 싶었다. 그 때 문득, 춘천이 생각났다. 엄마가 생각났다. 참 오랜만에 나는 다시 춘천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엔 여전히 4년 전과 똑같은 삶을 사는 엄마가 있었다. 머릿속에 오로지 ‘열심히’ 라는 단어밖에 모르는 엄마. 그런 엄마를 보는 것이 싫으면서도, 나는 계속 그녀의 삶을 지켜보고 다가간다. 아주 긴 시간을 돌아서 나는 ‘엄마와 나는 왜 이렇게 됐을까’ 라는 질문 앞에 선다.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며 나는 ‘엄마’를 ‘엄마의 엄마’를 그리고 그들 안의 ‘나’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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