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잘했어요│강채연│2019│다큐멘터리│11분
나는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결국 실패한 인간이다. 참 잘했어요!
이 영화는 자꾸 친구들에게 학교생활과 학업에 대해 물어본다. 자신의 주장을 자신이 전달하지 않고 친구들과 대화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현재 학교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자신만의 생각이 아닌 학생 전체의 생각임을 강조하여 표현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일반적인 고등학교가 아닌 대안 특성화고에서의 학생들의 현 교육에 대한 회의감을 나타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안학교는 공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새롭게 고안한 학교이다. 이렇게 해결책으로만 보였던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대한 회의감을 나타내는 모습을 통해 더욱 역설적이고 강하게 현재 공교육을 비판하고 있다. 매체에서 대한민국의 교육 문제를 비판할 때 대부분 서울의 학원가나 경쟁이 심한 학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갈 때가 많다. 하지만 강채연 감독의 <참 잘했어요>는 이 패러다임과 다른 서사를 보여주고 있다. (이건욱, 성남교육영화제2020 청년 프로그래머)
※ 위 글은 성남시네미디어포럼 <2020년 성남시 생애주기별 마을미디어 아카이브> 시민비평에서 발췌하였습니다.
¹®±úÁü½ºÆ®│김해은│2019│다큐멘터리│14분
엄마는 살림을 한다. 아빠는 힘들게 일하고 돌아와 엄마가 차려준 저녁을 먹는다. 매일 반복되는 장면에서 엄마, 아빠가 살아온 날들이 읽혔다. 다른 몸이 만들어낸 다른 하루들, 습관들, 삶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나는 읽기 어려운 몸이 되고 싶었다.
낮은 목소리로 “엄마의 삶을 닮아야 할까.”라고 말하는 감독의 목소리가 생각난다.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그 깊고, 차분한 그 목소리의 말들을 곱씹게 되는 영화. 아마도 많은 여성들이 ‘엄마와 닮은 나의 삶’을 두고 고민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딸은 엄마 팔자를 닮는다던데...’라는 말을 경기할 정도로 싫어했지만, 지금 나의 삶을 돌아보면 난 잘 모르겠다. 내가 지금 경험하는 이 시간을 분명 나의 엄마도 경험했으리라. 왜 여성들의 삶은 늘 되풀이되어 물려지는 것일까. 이 영화는 그런 우리의 현실을 찬찬히 고민하게 한다.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이 복잡한 고민과 마음을 늘 뒤로 미뤄두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한발 내딛는다. (명소희, 2020년 성남시네미디어포럼 전문위원)
※ 위 글은 성남시네미디어포럼 <2020년 성남시 생애주기별 마을미디어 아카이브> 시민비평에서 발췌하였습니다.
탕자│최승민│2017│다큐멘터리│11분
나는 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학교를 떠나려고 한다. 내가 학교를 나서면 결국 탕자가 되는 것일까?
나는 이 영화의 이름이 왜 탕자인지 알 수 없었다. 처음엔 학교에 흥미는 없지만 착실하게 다니는 학생의 모습이었고, 어머님께서 ‘순종’이란 단어를 언급하시는 것으로 어림짐작했다. 하지만 이어서 나오는 영상들도 탕자의 모습은 아니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자신이 계획한 대로 실행하고, 본분인 공부에도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초반부에 적응을 못해서 힘들어 자퇴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머님은 그것이 ‘순종하지 못해서’라고 하시고, 자퇴를 ‘반항이나 순종하지 못한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하시지만, 오히려 영상을 볼수록 자퇴를 반대하고 주인공의 ‘순종’을 바라신다. 결국 주인공은 어머님께 순종한다. 하나님께 순종하고, 어머님께 순종하고, 학교에 순종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난다. 과연 이 주인공은 탕자인가? 어머님께서는 자랑스러운 딸이었다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주인공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 자퇴를 결정하자 탕자 취급을 받는다. 학교는 청소년기에 사회성을 발달시킬 수 있고, 진로탐색에 도움이 되며 학습능력을 키우기에 좋은 곳이다. 그러나 자퇴한다고 해서 나쁜 행동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이 오랜 시간 고민하고 선택한 자퇴는 과연 반항이었을까? 감독은 자퇴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과 부모님에 대한 무조건 순응해야 하는 점을 꼬집고 싶었던 것 같다. (이태희, 2020년 성남시네미디어포럼 시민위원)
※ 위 글은 성남시네미디어포럼 <2020년 성남시 생애주기별 마을미디어 아카이브> 시민비평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소리│황총명│2019│극영화│5분
냉정하게 말해 <소리>에서 어떤 비평적인 쟁점을 탐색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평가라면 이 영화를 아예 만나지 않았을 확률이 더욱 높을 테다. 평범한 영화 문화예술교육 결과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창작 주체의 맥락을 고려했을 때 이 작품은 2020년에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입장에서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7년과 2018년의 사회적협동조합 일하는학교 영상물과 비교하면 내용적 측면에서의 경직성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유희로서의 영화체험인 것이다. 그리고 일상적인 공동체 공간을 장르적인 실험의 장으로 활용했다는 점도 새삼 인상적이다. 카메라 뒤에서 배우의 열연을 보며 숨죽이거나 프레임 바깥에서 조심스럽지만 분주하게 움직였을 참여자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들이 효과음과 음악을 선택하며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지 상상했다. 오랜만에 작은 영화의 작은 즐거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았다. (임종우, 성남교육영화제2020 프로그래머)
※ 위 글은 성남시네미디어포럼 <2020년 성남시 생애주기별 마을미디어 아카이브> 시민비평에서 발췌하였습니다.
평범한 주말│최형민│2018│실험영화│2분
최형민 감독의 <평범한 주말>은 지금까지 사회적협동조합 일하는학교에서 제작한 작품 중 유일한 무성영화다. 당시 활동가에 의하면 카메라의 결함으로 녹음이 잘되지 않아 소리를 제거했다고 한다. 그래서 2년의 시간이 지난 후 이 작품을 처음 마주한 내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만난 적 없고 인사 나눈 적도 없는 같은 세대의 청년이 2018년의 어느 순간에 이러한 세계를 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생기는 정서적 공감대라는 것이 있다. 소리가 사라져 특정한 시대를 지시하지 않아 오히려 작품 안으로 자연스럽게 접속할 수 있었다. 영화가 끝났고 검은 화면 위로 나의 얼굴이 비쳤다. 영화 속 주인공이 가졌을 외로움과 답답한 마음이 들려오는 것 같다. (임종우, 성남교육영화제2020 프로그래머)
※ 위 글은 성남시네미디어포럼 <2020년 성남시 생애주기별 마을미디어 아카이브> 시민비평에서 발췌하였습니다.